파리의 감성을 담은 재즈 여행: 선셋 선사이드 재즈클럽에서 공연 즐기기
파리하면 언제나 에펠탑, 루브르 박물관, 개선문과 같은 유명 관광지를 떠올리지만, 이 도시의 진정한 매력은 현지인들이 사랑하는 문화 공간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제가 파리에 살면서 경험한 가장 특별한 순간중에 하나를 꼽으라면 바로 '선셋 선사이드(Sunset/Sunside)' 재즈 클럽에서의 공연 관람이었습니다. 오늘은 파리의 역사적인 중심부에 위치한 이 작은 재즈 클럽에 대한 이야기를 한번 해볼까 합니다.

파리 재즈의 숨은 보물, 선셋 선사이드(Sunset/Sunside)를 만나다
선셋 선사이드는 파리 1구의 롬바드(60 Rue des Lombards) 거리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 거리는 현지인들 사이에서 '재즈 스트리트'라고 불릴 만큼 여러 재즈 클럽이 모여 있는 곳입니다. 1983년에 문을 연 선셋 선사이드는 4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파리 재즈 씬의 중요한 장소로 자리매김해 왔습니다.
클럽의 독특한 점은 두 개의 공연장을 갖추고 있다는 것입니다. 지하 1층의 '선셋(Sunset)'에서는 주로 현대적인 재즈 퓨전과 전자 음악을, 1층의 '선사이드(Sunside)'에서는 전통적인 어쿠스틱 재즈를 선보입니다. 이런 구조 덕분에 방문객들은 한 건물 안에서 두 가지 다른 음악적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파리의 골목길을 따라 클럽으로
선셋 선사이드로 가는 길은 그 자체로 파리를 경험하는 시간이었습니다. 파리 메트로의 샤틀레(Châtelet) 역이나 레알(Les Halles) 역에서 내려 좁은 골목길을 따라 걸었습니다. 해 질 무렵의 파리 거리는 특유의 따뜻한 조명이 거리를 밝히며 마치 또 다른 세계로 문이 열리듯 낮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 모습들이 펼쳐지는데요 일을 마치고 퇴근하는 사람들과 파리여행으로 기대에 찬 관광객들을 바라보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기분이 들뜨곤 한답니다.
특히 마레지구를 지나 롬바드 거리에 도착했을 때, 근방에 위치한 재즈클럽을 찾아오는 사람들로 활기가 넘치고 있었습니다.
입장과 첫인상: 파리지앵의 재즈 아지트
공연 시작 시간보다 일찍 도착한 저는 클럽 입구에서 잠시 기다렸습니다. 티켓은 일주일 전에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미리 예약해 두었습니다. 인기 있는 공연은 빠르게 매진되기 때문에 사전 예약이 필수입니다. 여러 번 이곳에서 공연을 관람했지만 제가 Sunset/Sunside클럽에서 관람했던 첫 공연은 메튜 보레(Matthieu Boré)라는 프랑스의 유명한 재즈 가수이자 피아니스트의 공연이었는데요 정말 그의 열정적인 연주와 신나는 재즈공연에 푹 빠져서 결국 나중에 앨범까지 찾아서 구매하게 됐답니다.
문을 열고 입장하자마자 느낀 건 작지만 아늑하면서도 세련된 분위기로 은은한 조명이 어우러져 전형적인 재즈 클럽의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벽에는 마일스 데이비스, 존 콜트레인과 같은 재즈 거장들의 흑백 사진이 걸려 있어 재즈클럽의 분위기가 더욱 물씬 풍겼습니다.
열정적인 즉흥 연주와 관객과의 교감
약 2시간 동안 이어지는 열정적인 공연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연주자들과 관객 사이의 교감이 굉장히 활발하고 첫 공연에서의 메튜 보레라는 가수의 경우 영어가사로 작곡한 노래도 많이 불렀기에 더욱 친근하게 느껴지기도 했었는데요 때로는 프랑스어로, 때로는 영어로 곡에 대한 설명을 해주었고, 관객들의 반응에 따라 즉흥 연주를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작은 공간이기에 마치 개인적인 연주회를 듣는 듯한 친밀감을 느낄 수 있는 곳입니다.
와인 한 잔과 함께하는 재즈의 밤
선셋 선사이드에서는 다양한 와인과 칵테일을 즐기며 공연을 즐기실 수 있습니다. 저는 화이트 와인을 시켜서 공연을 관람했는데요 음료는 공연 시작 전이나 곡과 곡 사이의 짧은 휴식 시간에 주문할 수 있으며, 직원들은 친절하게 응대해 주었습니다.
클럽 내부에는 약 60~70명 정도가 앉을 수 있는 공간이 있었고, 좌석은 무대 앞쪽의 테이블과 뒤쪽의 바 테이블로 나뉘어 있었습니다. 저는 운 좋게도 무대 바로 앞 테이블에 자리할 수 있었습니다. 연주자들의 표정과 미세한 손가락의 움직임까지 볼 수 있는 거리였기에 더욱 특별하게 다가왔던 것 같습니다.
파리지앵들과의 만남: 현지인의 재즈 문화
공연장에는 다양한 연령대의 관객들이 있었습니다. 20대부터 70대까지, 젊은 커플부터 혼자 온 노신사까지, 재즈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제 옆자리에 앉은 파리 현지인 부부와 짧게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었는데요 그들은 매달 한 번씩 이곳을 방문한다고 했고, 파리의 다른 재즈 클럽들도 추천해 주었습니다.
이 순간이 특별했던 이유는 단순한 관광이 아닌, 현지인들의 문화와 일상에 같이 동참할 수 있어 더욱 좋았고 음악에는 정말 국경이 없구나 라는 생각을 하며 함께 음악을 듣고, 같은 리듬에 맞춰 고개를 끄덕이며, 파리의 밤을 진정으로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주변 환경: 파리의 밤을 더 깊게 즐기다
공연이 끝난 후에도 롬바드 거리는 여전히 활기찼습니다. 근처에는 자정이 넘어서도 문을 여는 바와 카페들이 있어, 공연의 여운을 즐기기에 좋았습니다. 저는 클럽에서 나와 근처의 작은 카페에서 맥주 한 잔을 마시며 밤의 파리를 조금 더 만끽했습니다.
이 지역은 파리의 중심부에 위치해 있어 치안도 좋은 편이며, 늦은 시간에도 안전하게 느껴졌습니다. 호텔로 돌아가는 길에는 센 강변을 따라 잠시 산책했는데요 파리의 밤은 역시 정취가 있어 아름답습니다.
마치며
선셋 선사이드 재즈 클럽에서의 경험은 음악 감상을 넘어 파리의 재즈문화와 정서를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고 유명 관광지에서는 느낄 수 없는 파리의 진정한 모습, 파리지앵들의 일상과 열정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파리 여행을 계획 중이신 분들, 특히 음악을 사랑하는 분들이라면 꼭 선셋 선사이드를 방문해 보시길 추천합니다. 사전에 티켓을 예약하고, 여유 있게 도착해서 좋은 자리를 확보하세요. 그리고 와인 한 잔과 함께 파리의 밤이 선사하는 재즈의 매력에 푹 빠져보세요.
파리의 에펠탑이나 루브르가 이 도시의 웅장한 역사를 보여준다면, 선셋 선사이드 같은 작은 재즈 클럽은 파리의 살아있는 현재와 문화적 감성을 느낄 수 있는 공간입니다. 여러분의 파리 여행이나 생활이 더욱 풍요롭고 음악적인 추억으로 가득 찰 수 있기를 바랍니다.